바람이 분다.

2009/06/23 23:58 from -_-



시원한 바람이 분다.

주말의 짜증나던 비가 그치자마자 숨막히게 다가왔던 더위를

잠시나마 식혀줄 바람이 불었다.

물론 해가 진 후의 바람이기에 시원했겠지만

미처 관리해주지 못해서 때가 꼬질꼬질하게 묻어있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나에게

이 바람은 매우 소중하다.


지난 주말 떠나보낸 것은 그녀만이 아니다.

그럴듯한 이미지와 그럴듯한 말들로 치장된 채 얇디 얇은 인간관계를 형성해주는

국민 커뮤니티를 떠나보냈으며 내 가슴속에 있던 빈약한 자존심을 떠나보냈다.

문제는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은 내 자신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남아있는 듯 하다는 것이다.

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존재를 다시한번 확인 할 수 있었고

다시한번 떠나보내리라 다짐할 수 있었다는 것.


바람이 멈추었다.

그래 이정도 바람으로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시원해지리라는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다.

그나마 얇은 피부에 조금이라도 한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 것,

그래서 잠시나마 내가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.

비록 지금은 더위와 습기, 찌든 내로 인해 불쾌지수 100%이지만

곧 기분좋은 바람이 불 것 이라고

-모든 것을 다 떠나보내도 끝까지 잡고 있을

나의 막연한 낙천적 사고가-

그러니 조금만 참고 있으라고 속삭여준다.


벌려진 손가락 사이사이로

시원한 바람이 느껴질때

내 가슴속과

그녀의 가슴 깊은 곳까지

그 바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.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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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ㅇㅠㄴㅓ 트랙백 0 : 댓글 0